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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nversion of Chonsei into Monetary Costs and its Relationship with the Consumer Price Index

Author & Article History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조교수(E-mail: oh.jiyoon@gmail.com)Professor, Department of Economics, Myongji Uneversity (E-mail: oh.jiyoon@gmail.com)

Manuscript received 31 August 2023; revision received 07 September 2023; accepted 14 November 2023.

Abstract

The Chonsei component holds the highest level of weight (5.4%) in the composition of the Korean consumer price index (CPI). The variations in Chonsei prices are directly reflected in the CPI as a representation of cost swings. The Chonsei refers to a deposit that accumulates the costs related to housing services and is mostly affected by variations in rental rates. Nevertheless, it is important to note that Chonsei prices are also susceptible to fluctuations in interest rates, regardless of the rent prices. Therefore, if Chonsei were directly and one-to-one indexed to the CPI, they could include changes other than residential service prices. After analyzing the time series data of the Chonsei index and rent index inside the CPI, it becomes apparent that the Chonsei index displays an average annual growth rate of 2.3%, whilst the rent index reveals a growth rate of 0.9%. The observed disparity in growth rates indicates a divergence in trends between the two indices. It is posited that the Chonsei index, when capitalized, has had a more rapid increase compared to the rental index, owing to the gradual drop in interest rates. To effectively reflect fluctuations in the housing service costs, proxies for the Chonsei index were utilized in the construction of a consumer price index. The findings of our study suggest that, overall, the newly developed CPI demonstrates a comparatively lower rate of inflation when compared to the official CPI. Furthermore, the inclusion of imputed rents for owner-occupied housing in CPI amplifies this effect.

Keywords

소비자물가지수, 전세, 주거비, Consumer Price Index, Chonsei, Long Term Deposit Rent, Housing Expenses

JEL Code

E3, F4

I. 서 론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상승이 가파른 시기마다 학계 및 언론에서는 소비자물가지수에 자가주거비가 포함되지 않아 가계의 실질적인 부담을 반영하지 못하고 인플레이션이 과소평가되어 완화적 통화정책 여건이 조성되는 점에 대하여 비판해왔다. 실제로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주거비 비중은 9.83%로, 자가주거비가 포함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주거비 비중인 32%에 비해 낮은 편이다. 소비자물가지수에 자가주거비를 반영하자는 논의는 활발해지고 있으나, 한국의 여건에서 자가주거비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적 논의는 아직까지 부족한 편이다.

주요국에서는 소비자물가지수에 자가주거비를 반영할 때 ‘임대료 상당액’, ‘사용자 비용 방식’, 그리고 ‘순취득 접근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1 경제학적 기회비용 개념에 가장 근접한 방식은 자가 주택을 임대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임대료 상당액’ 접근법이다. 이 방식은 미국, 일본, 영국, 노르웨이에서 자가주거비를 계상할 때 사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통계청에서도 자가주거비 반영 소비자물가지수를 보조적으로 산정할 때에도 적용되고 있다. 문제는 통계청에서 사용하고 있는 집세지수에 전세가격 변화가 그대로 반영된다는 점이다. 더욱이 통계청은 1995년 시계열부터 전월세지수로 자가주거비를 추산하는데, 전세지수는 주거 서비스에 대한 비용 변화 이외에 금리 등의 요인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한 문제는 전세를 월세와 비교해보면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월세는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일정 기간 동안 주택 사용의 대가로 매기 지불하는 유량(flow) 개념의 비용(cost)이다. 반면, 전세는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일정 기간 맡겼다가 되찾아가는 저량(stock) 개념의 보증금으로, 전세가격 자체의 변화는 다른 소비재가격 변화와 동일한 유량 개념의 ‘비용’ 변화가 아니다. 전세에 대한 실질적인 비용은 전세 보증금을 조달하는 데 따른 조달비용 또는 전세 보증금을 다른 데 사용했을 때의 기회비용이며, 전세는 이러한 주거서비스 비용을 자본화한 가격(capitalized price)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전세가격은 주거서비스 가격인 월세가격에 의해서도 변화하지만, 월세가격과 무관하게 금리 변동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시중 금리의 변동은 조달비용 또는 기회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금리가 상승하는 경우에는 주거서비스의 가격(월세)이 변하지 않더라도 전세가격이 내려가고, 금리가 하락하는 경우에는 전세가격이 상승한다. 따라서 전세가격 자체의 등락을 소비자물가지수에 그대로 반영하면, 주거서비스 가격에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본화된 가격 변화를 비용 변화로 인식하게 되고, 자가주거비를 포함하면 임대료에 대한 가중치가 커지면서 상당한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전세지수 자체를 주거비에 그대로 반영하면서 발생하는 괴리를 정량적으로 살펴본다. 먼저, 본 연구는 우리나라 전세지수와 월세지수 간에 장기적인 괴리가 존재하는지 실증적으로 검토하였다. 소비자물가지수의 하위 품목인 전세와 월세는 물가조사를 통하여 장기시계열이 축적되어 있다. 소비자물가지수 전세지수와 월세지수를 비교한 결과, 1995년 이후 현재까지 전세지수는 연평균 2.3% 상승하고 있으나 월세지수는 0.9% 상승하는 데 그쳐 양자 간의 장기추세에 큰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전세지수가 상승하는 만큼 월세지수가 상승하지 못한 것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금리가 하락추세를 보이는 데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2020년 이후 금리 인하와 금리 인상이 짧은 기간에 일어나면서 전세가격이 월세가격보다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기도 하였다.

이어서 본 연구는 현재 소비자물가지수에서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전세지수를 월세지수로 전환하거나 전월세전환율을 통하여 직접 월세상당액으로 전환한 후, 이를 토대로 새로운 소비자물가지수를 작성하고 기존 소비자물가지수와 비교ㆍ분석하였다. 전세가격의 상승률을 소비자물가지수 주거비에 고스란히 반영한다면 자본화된 전세가격의 변동요인, 특히 금리 변동에 의한 영향이 반영될 수 있다. 전세를 가격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현재의 산출 방식을 주택으로부터의 서비스 비용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교정하여 소비자물가지수를 시산한 결과, 새로운 CPI는 기존의 CPI보다 오히려 추세적으로 느리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가주거비를 포함한 새로운 CPI는 자가주거비를 포함하지 않은 기존 CPI보다 연평균 상승률이 0.76%p 낮았다.

본고의 결과는 소비자물가지수에 자가주거비를 포함하면 물가상승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과 상반된다. 자가주거비를 ‘임대료 상당액’ 방식으로 측정하게 되면 전세가격과 월세가격이 중요한데, 월세가 전세에 비해 오랜 기간 낮은 상승률을 보임에 따라 전세를 월세화하거나 비용화하면 오히려 물가상승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것이다.

본 연구는 두 가지 연구주제와 관련이 있다. 첫째는 자가주거비를 포함시킬 때 CPI 상승률과 관련이 있다. Dias and Duarte(2019)는 미국의 경우 집세지수(shelter index)를 포함시키지 않은 CPI가 자가주거비를 포함하고 있는 공식 CPI보다 물가상승률이 낮음을 보였다. 미국의 경우 집세지수의 장기적 상승률이 비집세지수에 비해 높으므로 집세지수를 제외하면 물가상승률이 낮아진다. 국내 연구로는 서재용ㆍ장용성(2022)이 소비자물가지수에 자가주거비를 포함하면 2020년부터 2021년 사이 소비자물가지수가 1.62%p 높아질 수 있음을 보였다. 서재용ㆍ장용성(2022)에서는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조사하는 전세지수가 KB금융 전세지수보다 최근 상승률이 낮다는 데 주목하였고, 소비자물가지수 전세지수를 KB금융 전세지수로 대체한 후 임대료 상당액 방식으로 자가주거비를 포함시키면 2020~21년 물가상승률이 높아짐을 발견하였다. 반면, 본 연구는 자가주거비 산출 시 전세지수를 비용화하여 반영하는 문제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1995~2023년 장기간의 물가상승률에 대하여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둘째, 본고의 내용은 전세와 월세 관계 연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전세’라는 임대차 계약 형태가 경제 규모가 갖춰진 주요국에서 한국에만 존재하기 때문에, 전세와 매매 관계 연구는 상당히 축적되어 있으나, 전ㆍ월세 관계에 대한 국내 연구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전ㆍ월세 관계에 대한 선행연구가 축적되지 않은 까닭은 우리나라 월세지수 시계열이 공표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 주택가격동향조사는 KB금융(舊 한국주택은행)과 한국부동산원(舊 한국감정원)에서 실시하고 있는데, 월세지수는 KB금융에서 2015년부터 수도권 아파트만을 대상으로 지수화하고 있으며 부동산원에서도 2015년부터 순수 월세 지수를 공표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소비자물가지수 품목 조사에서 전세와 월세 지수를 끌어내어 장기시계열을 비교하고, 양자 간에 추세적 격차가 있음을 발견하였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의의가 있다.

본고는 아래와 같이 구성된다. Ⅰ장은 서론이다. Ⅱ장에서는 전⋅월세 지수의 추세적 격차에 대하여 살펴보고, Ⅲ장에서는 전⋅월세 관계에 대하여 간단히 검토한다. Ⅳ장에서는 전세지수의 대체재로 월세지수를 사용하거나 전월세전환율을 이용하여 직접 월세 상당액 지수를 산출한 후, 이러한 대체 지표를 이용하여 소비자물가지수를 산출하고 기존 지표와 비교한다. Ⅴ장은 결론이다.

Ⅱ. 전세와 월세의 장기 추이

우리나라는 전세 위주의 임대차 계약으로 전세가격지수가 임대가격지수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전세는 금리를 매개로 월세를 자본화한 가격(식 (1))이라서 월세 변동이 없더라도 금리가 내려가면 전세가격이 올라간다. 이 경우 임차인의 기회비용에는 변화가 없으나, 사회적으로는 전세가격 상승을 모두 비용 상승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었다. 전세가격 변화를 모두 주거서비스 비용 변화로 인식해왔던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임대가격지수가 주로 전세지수로 편제된 데 기인한다. 전세가격지수는 KB금융에서 1986년부터 편제해왔고, 한국 부동산원에서도 2003년부터 발표하고 있으나, 월세가격지수는 한국부동산원에서 2015년부터, KB금융에서는 수도권 아파트만을 대상으로 2015년부터 편제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소비자물가조사에서 집세 품목으로 존재하는 전세와 월세의 장기시계열을 사용하여 연구를 진행한다. 한국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집세는 전체 가중치의 9.83%로 이 중에서 전세와 월세는 각각 5.4%와 4.43%를 차지하며, 전세는 소비자물가지수 단일 품목 중에서 가장 큰 가중치2를 가진다. 소비자물가지수에서의 전⋅월세 지수는 현재 전세나 월세로 거주하는 가구의 계약 가격을 조사하고 있으므로 신규 가격을 조사하는 주택동향조사의 전⋅월세 지수와 시차가 존재한다. 전세의 법적 계약기간이 2년임을 감안하면 소비자물가 지수의 전세지수는 약 23개월 전의 신규 가격부터 현시점의 신규 가격까지의 이동평균과 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Figure 1에서 소비자물가지수 전세지수는 KB금융 전세지수의 24개월 이동평균과 유사한 방향성을 보인다. Figure 2는 소비자물가지수 전세지수와 한국부동산원의 전세지수 추이를 비교한 자료이다. 한국부동산원 전세지수가 편제되기 시작한 2003년 11월을 1로 표준화하여 비교한 결과, 소비자물가지수 전세지수와 주택동향조사 전세지수는 단기적으로는 상승 속도 면에서 차이가 발생하였으나, 장기적으로는 유사한 추세를 공유함을 알 수 있다. 2023년 5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 전세지수는 2003년 11월 대비 51.7% 상승하였고, 한국부동산원 전세지수는 51.9% 상승하였다.

Figure 1.

CPI Chonsei Index and KB Chonsei Ind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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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KB부동산통계.

Figure 2.

CPI Chonsei Index and REB (Korea Real Estate Board) Chonsei Ind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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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한국부동산원.

소비자물가지수 전세지수와 월세지수를 살펴본 결과, 양자 간의 추세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Figure 3은 1995년 이후 소비자물가지수 전세와 월세 지수 시계열이다. 1995년 1월 대비 2023년 5월 전세지수는 89.0% 상승하였으나 월세지수는 27.3% 상승한 데 그쳤다. 이를 증가율로 환산하면 1995년 1월부터 2023년 5월 중 전세는 평균적으로 전월 대비 0.188%(연율 2.28%) 상승하였으나, 월세는 전월 대비 0.071%(연율 0.855%) 상승하여 양자 간의 장기적 격차가 결코 적지 않다. 동 기간 중 집세는 전세와 월세의 가중 평균치인 전월 대비 0.148%(연율 1.79%) 상승하였다.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가 동 기간 중 전월 대비 0.231%(연율 2.80%)로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소비자물가지수에서 단일 품목으로 최대 가중치를 가지는 전세와 월세 상승률의 현격한 격차는 소비자물가지수에 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Figure 3.

CPI Chonsei Index and Rent Ind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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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소비자물가지수 품목별 지수 중에서 집세 하위 항목인 전세와 월세 지수임.

Source: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Figure 4는 소비자물가지수 전세지수와 월세지수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다. 2000년 이후 월세 증가율은 전세 증가율보다 언제나 낮게 유지되고 있으며, 이는 Figure 3과 같이 전세와 월세 지수의 추세적 격차로 누증되어 왔다. 전월세 상승률의 격차는 특정 시기의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30년이 조금 못 미치는 기간 동안 꾸준히 발생한 현상임을 알 수 있다. Figure 4에서 월세 증가율에서 전세 증가율을 차감한 격차는 2000년부터 2005년 사이, 2012년부터 2019년 사이에 크게 벌어졌다. 특히 2014년부터 2016년 기간은 월세 증가율이 둔화하였으나 전세 증가율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었다. 일반적으로는 전ㆍ월세의 정성적 방향은 동조적이지만, 동 기간에는 전세가격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인으로 인하여 전ㆍ월세의 방향성마저 달라진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Figure 4.

CPI Chonsei Index and Rent Index (year over year grow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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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소비자물가지수 전세지수와 월세지수의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임.

Source: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Ⅲ. 전ㆍ월세 관계와 금리

본 장에서는 전ㆍ월세의 장기 추이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파악하기 위하여 전세와 월세 관계에 대하여 살펴보고 간단한 상관관계 분석을 진행한다.

전세는 금리를 매개로 월세 흐름을 자본화한 가격이며, 월세는 시점별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 주거서비스의 가격이다. 전세가격은 실물자본인 주택에서 R(월세×12)의 가치가 지속되고 이자율도 균제상태와 같이 i로 일정하여 미래에도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식 (1)과 같이 표현된다.3 식 (1)을 전개하면 전세가격 J 와 연세 R은 연금산식(annuity formular)과 같은 식 (2)로 정리된다.

식 (2)는 동일한 주택에 대한 전세 또는 월세 임대계약의 기회비용이 동일함을 의미하는 재정거래조건(arbitrage condition)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임차인에게는 전세 계약을 통한 기회비용인 itJt와 연간 지출 비용인 Rt가 동일하고, 임대인에게는 전세금에 대한 기대수익률 it에 전세금을 곱한 값과 Rt가 동일해야 한다. 임차인과 임대인이 월세 또는 전세 계약의 재정거래조건이 성립하지 않는다면 현재 임대차시장에서의 전세⋅준전세⋅반전세⋅월세 등 다양한 형태의 계약이 균형에서 동시에 존재하기 어렵다. 다만, 전세 수요와 전세 공급, 월세 수요와 월세 공급 간에는 위험(risk)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 전세는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금융자본을 맡기고 실물자본으로부터 매기 주거서비스를 받는 계약이므로 채무불이행에 대한 위험이 임대인에게 있다. 반면, 월세는 임대인이 매기에 임차인으로부터 주거서비스 비용을 받아야 하므로 채무불이행에 대한 위험이 임차인에게 있다. 따라서 거시적으로 ‘it’라는 하나의 이자율을 상정한 상태에서라면 식 (2)가 성립하지만, 구체적으로는 임대차 계약의 형태에 따라서 위험을 반영한 이자율은 달라질 수 있다.

흔히 임차인에게 전세가 월세보다 유리하다는 것은 임차인이 금융중개기관을 통해 차입한 이자율 it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의 전환 비율인 ‘전월세전환율’보다 낮기 때문이다. 특히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SGI서울보증에서 임대인 채무불이행에 대한 공적 보증을 제공하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보다도 평균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반면, 전월세전환율은 채무불이행에 대한 위험이 임차인에게 있어 금융중개기관에서 차입하는 이자율에 위험 프리미엄이 추가될 수 있다. 시장이자율과 실제 임대시장에서 사용되는 전월세전환율 간의 차이를 α라고 하면, 식 (3)으로 표현된다.

식 (4)는 식 (3)의 로그 차분 형태로 전세가격 변화(dJ)는 월세가격 변화(dR)에 비례하고 이자율 변화(di = it - it-1)에 반비례함을 보여준다. 이 식에 의하면 금리가 하락하면 주거서비스 가격 변화 없이도 전세가 상승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 금리 i와 전월세전환율 간의 차이 또는 그 밖에 임차인과 임대인의 기회비용이나 수익률 차이(α)가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격차는 전세와 월세 간의 추세적 차이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

Figure 3에서 전세는 월세에 비하여 2000년 이후 빠르게 상승하면서 장기 추세에서 큰 격차를 보여왔다. 이러한 격차는 다양한 원인에 의하여 발생할 수 있으나, 본고에서는 우리 경제의 금리가 꾸준히 하락한 데 주목한다. 식 (4)에서 전세와 월세의 장기적 추세 또는 특정 기간에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대체로 금리와 연관이 있다. 금리가 추세적으로 하락할 경우 dJdR에 비하여 더 빠른 상승률을 나타낼 것이며, dR이 하락하는 기간에 di의 하락폭이 더 크다면 dJ는 오히려 상승할 수도 있는 것이다.

Figure 5는 소비자물가지수 전국 월세지수와 전세지수를 통하여 전월세전환율4 추세와 시중금리(국고채 3년물)를 비교한 자료이다. 전월세전환율은 장기간 하락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2022년 중반 이후 시중금리의 급격한 인상 시기를 제외하면 대체로 금리의 장기 추세에 후행5하면서 따라가는 모습이다. Figure 3에서 전세 증가율이 월세 증가율에 비해 꾸준히 높았던 것은 이와 같은 금리의 추세적 하락이 큰 영향을 미쳤으리라고 추론할 수 있다.

Figure 5.

Interest Rate and Chonsei to Monthly Rent Conversion R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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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국고채 3년물 금리 추이는 HP filter(λ=14,400)를 통하여 산출함.

Source: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한국은행 시중금리.

금리는 장기적으로 전월세전환율과 연동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단기적으로도 전세가격 증가율과 음의 연관성을 보인다. Table 1은 식 (5)의 회귀분석 결과로, 2001년 1월부터 2023년 5월 중 전세와 월세, 그리고 금리 간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이 결과는 전세를 월세 및 금리의 영향력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세 변수 간의 상관성을 실증적으로 파악하기 위함이다. dJt (lnJt - lnJt-12)와 dRt(=lnRt - lnRt-12)는 각각 로그 지수의 12개월 차분값이다. 이자율은 12개월 차분한 di를 사용하였다.

Table 1.

Relationship between Monthly Rent, Interest Rate, and Cho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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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 **, ***는 각각 10%, 5%, 1% 수준에서 유의함을 의미함.

Source: 통계청, 한국은행.

전세 증가율은 월세 증가율이 1%p 증가할 때 약 1.3%p 상승하고, 금리가 1%p 하락할 때 전세가격 증가율은 0.16%p 높아졌다. 해당 시점의 금리가 약 24개월 이동평균한 전세 증가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정량적 크기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금리와 전세가격이 역관계를 보이므로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전세가격의 변화를 그대로 지수화하여 반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론적으로 전세가격의 변화가 소비되어 사용되는 비용 변화가 아니라는 점에서도 전세지수 자체 반영이 바람직하지 않으며, 실증적으로 Figure 3, Figure 4와 같이 전세와 월세 지수가 장기적으로 동일한 추세를 공유하지 않고 지수 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으므로 이 또한 소비자물가지수의 왜곡 요인이 될 수 있다.

Ⅳ. 소비자물가지수 시산(試算)

본 장에서는 ① 전세지수를 월세지수로 대체하여 계산한 소비자물가지수와 ② 전세지수를 전월세전환율을 통하여 월세화했을 경우의 소비자물가지수를 기존 소비자물가지수와 정량적으로 비교하고자 한다.

1. 전세지수를 월세지수로 대체하여 사용하는 경우

① 전세지수는 자본화된 가격으로 실질적인 주거비 변동 외에 금리 등 거시변수에 의해서도 가격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변동 가운데 매기 주거비 변화만을 추출하기란 쉽지 않으므로 기존의 월세지수를 전세지수의 대체재로 고려할 수 있다. 전세 계약 주택의 주거서비스 비용과 월세 계약 주택의 월세가격이 거시적으로 동조화되어 있다는 가정 아래 소비자물가지수 전세지수를 소비자물가지수 월세지수로 대체할 수 있다.

식 (6)에서 기존 소비자물가지수 CPIt는 집세 이외 품목인 CPIother,t, 전세지수 Jt, 그리고 월세지수 Rt을 각각의 가중치인 1 - wjt - wrt, wjt, wrt로 합산한 결과이다. 전세지수 JtRt로 변경하여 계산한 소비자물가지수 CPItR은 식 (7)과 같이 월세지수 Rt에 집세에 해당하는 모든 가중치가 적용된다.

Figure 6CPItCPItR 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다. Figure 4에서 전세 증가율과 월세 증가율의 격차는 2000년대 초반과 2010년대에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러나 전세지수의 가중치 wjt가 2000년 이후 하락하면서 2010년 이후부터는 전세지수 자체를 반영한 기존 소비자물가지수와 전세지수를 월세지수로 교체한 소비자물가지수 간의 차이가 거의없는 편이다. 1996년 1월부터 2023년 5월 공식 소비자물가지수는 재계산된 소비자물가지수에 비하여 0.17%p 높아 상향 편의가 크지 않다. 전세가격과 월세가격의 추세적 격차가 크지만, 전세지수의 가중치를 적용하면 소비자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다만, 2000~05년 중 전세지수 가중치가 9.35%로 높았던 기간에는 새로운 CPI의 증가율이 기존 CPI에 비하여 평균 0.33%p 낮았고, 2005년 1월에는 무려 0.83%p에 달하는 격차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Figure 6.
Official CPI and Revised C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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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통계청에서는 1995년 기준 지수부터 자기소유주택 주거비용을 귀속임대료 방식으로 물가지수에 포함하는 자가주거비 포함 지수를 작성하여 보조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귀속임대료 방식은 자가주거비를 반영하는 여러 방식 중 ‘임대료 상당액’ 접근법에 속하며, 미국, 일본 등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통계청은 귀속임대료로 전세지수와 월세지수의 가중평균인 집세지수(식 (8))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2020년 소비자물가지수 개편 이후 자가주거비는 248.3의 가중치를 가지며, 자가주거비 가중치(Figure 7)는 2000년 개편부터 큰 폭으로 증가한 후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를 보인다.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자가주거비 가중치는 가계동향조사 자가거주 가구의 임대료 상당액을 토대로 산출되는데, 자가주거비의 가중치가 19.89%(=248.3/(1000+248.3))로 높다 보니 자가주거비 포함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집세 Ht의 움직임은 영향력이 큰 편이다. 통계청의 자가주거비 포함 소비자물가지수 CPItH는 식 (9)와 같이 계산되고, 본 연구에서 JtRt로 대체한 소비자물가지수 CPItHR는 식 (10)이다. 여기서 wot는 통계청에서 공표하고 있는 자가주거비 가중치이다.

FIgure 7.
Weights of Chonsei, Monthly Rent, and Owners’ Equivalent Rent of Residences in C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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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y축 값은 1000을 기준의 품목별 가중치임.

Source: 2022년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연보 해설자료 1.

소비자물가지수에 자가주거비를 포함하면 전세지수가 소비자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15.3%로 상승하기 때문에 전세지수 가격 자체를 그대로 반영하는 데 따른 왜곡이 확대된다. Figure 8은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지수(CPIt), 자가주거비 포함 소비자물가지수(CPItH), 그리고 전세지수를 월세지수로 대체하여 계산한 자가주거비 포함 소비자물가지수(CPItHR)이다. 1995년 1월을 1로 표준화하여 상승 속도를 비교하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자가주거비를 포함하지 않을 때 더 빠르게 상승하였다. 이는 집세지수가 그 외 품목에 비하여 평균 상승률이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량적으로 살펴보면 1995년 1월 대비 2023년 5월 공식 CPI와 통계청에서 보조적으로 발표하는 CPI(자가주거비 포함)는 각각 118.6%와 111.2% 상승하였으며 동 기간 중 전체 격차가 7.4%p로 크지 않다. 그러나 전세지수를 월세지수로 대체한 CPI(자가주거비 포함)는 동 기간 중 96.5% 상승하여 공식 CPI 대비 22.1%p 낮았다. 대체 지수를 사용한 CPI(자가주거비 포함)가 매년 공식 CPI 대비 0.76%p 덜 상승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Figure 8.
CPIt, CPItH , CPIt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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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저자 계산.

Figure 9CPIt, CPItH , CPItHR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며, 막대 그래프는 CPItHR의 증가율에서 CPIt의 증가율을 차감한 값이다. 자가주거비를 포함한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세지수를 월세지수로 치환하여 재계산할 경우 공식 소비자물가지수보다 증가율이 낮았으며, 이러한 격차는 금리 변화가 컸던 2020년부터 2023년 중에 잘 드러난다. 2020년 1월부터 2023년 5월 중 공식 CPI는 재계산된 CPI(자가주거비 포함)보다 평균적으로 0.5%p 높게 나타나 집세 및 자가주거비 이외 품목의 인플레이션이 월세 인플레이션에 비하여 높았음을 보이고 있다

Figure 9.
CPI, CPIH, CPIHR (year over year grow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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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저자 계산.

2020년 이후 자가주거비 포함 CPItHR가 공식 CPIt에 비해 더디게 상승하는 것은 항간의 인식과 다소 다르다. 2020년 이후 전세 및 매매 가격이 전국적으로 가파르게 상승하는 동안 소비자물가지수에 자가주거비를 반영하지 않아 CPI 상승률이 저평가되고 있다는 우려가 존재6해 왔다. 그런데 전세가격은 주거서비스의 가격 변화 외에 금리 변화의 영향을 받는다. 2020년부터 2023년 중 시중금리는 정책금리의 인하와 인상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변동성을 보여주고 있다. 2020년에는 경기둔화를 방어하기 위하여 금리가 인하되면서 전국 아파트 실거래 전세가격은 2020년 1월~2021년 8월 중 19.42% 상승하였다가 2021년 8월부터는 금리가 인상되면서 2021년 8월~2023년 4월 중 10.57% 하락하였다. 금리 효과가 상대적으로 배제된 월세지수를 전세지수의 대체 지수로 이용하면 2020년 이후에도 자가주거비 포함 소비자물가지수는 기존 CPI에 비하여 0.49%p 낮았다. 2022년 7월 CPI 물가상승률이 6.3%로 근래 가장 높았던 시점에서 CPItHR는 5.2%로 양자 간의 격차는 무려 1.1%p까지 벌어지기도 하였다.

2. 전세지수를 전월세변환율을 이용해 월세화하는 경우

임대차 계약에서 전세는 주택 유형이 아파트일수록, 중형 이상 크기일수록 그 비중이 높아진다. 이는 전세 대상 주택과 월세 대상 주택이 이질적이어서, 전세계약의 월세 상당액과 월세지수 사이의 동조적 관계가 지지되지 않을 가능성을 내포한다. 본 절에서는 전세지수를 전월세전환율을 통하여 월세상당액 지수로 전환하고, 이를 토대로 작성한 소비자물가지수와 기존 소비자물가지수를 정량적으로 비교하고자 한다.

소비자물가지수 전세지수는 해당 시점의 신규 계약가격이 아니라 조사 대상 가구의 전세 가격을 조사한 지수이므로 주택동향조사 전세지수의 이동평균 값과 유사하다. 따라서 소비자물가지수 전세지수에 해당 시점의 전월세전환율을 그대로 적용하기가 어렵다.7 대신 전세지수를 월세화하기 위하여 한국부동산원 종합주택 전세가격지수를 동 기관의 전월세전환율을 이용하여 변환하였다.

식 (11)은 한국부동산원의 전세지수 ht와 전월세전환율 xt를 곱한 후 전세를 월세화한 지수 Ht의 산식이다. 소비자물가지수는 현재 계약 중인 가격을 사용하므로 Hthtxt의 24개월 이동평균 값으로 표현된다. 식 (12)는 소비자물가지수 전세지수인 Jt 대신에 Ht의 24개월 이동평균 값을 적용한 식이다.

Figure 10은 공식 CPIt, 식 (5)에서 구한 CPItR, 그리고 식 (12)의 CPItX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다. 전세지수 대신 월세지수를 사용한 CPItR은 공식 CPIt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전세지수를 전월세전환율로 변환한 후 작성한 CPItX와 기존 CPIt 간의 격차는 전⋅월세 증가율 간의 편차가 크게 발생했던 2014~17년에 더 확대된 모습이다. 2015년 전후 전세가격은 상승세가 지속되었으나 월세가격 증가율은 둔화되는데, 이러한 격차는 전세가격과 전월세전환율을 이용할 때 더 확대된다. 한편, 2020년 이후 전세가격의 변동성이 커졌으나 전월세전환율의 변화는 이에 못 미쳤기에 CPItX 증가율의 표준편차가 CPItCPItR 보다 더 크게 나타난다.

Figure 10.
CPIt, CPItR, CPI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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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저자 계산.

CPItCPItX의 격차는 자가주거비를 포함할 때 더 커진다. Figure 11은 기존 자가주거비를 포함한 소비자물가지수 CPItH , 전세가격을 월세로 대체한 CPItHR, 전세가격을 전월세전환율로 변환하여 산출한 CPItHX의 그래프이다.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자가주거비를 포함하면 임대료 상당액의 준거가 되는 집세의 영향력이 확대된다. 전세지수를 대체한 월세상당액지수 Ht는 전세지수 Jt보다 낮은 상승률을 보이므로 CPItHXCPIt, CPItHR 대비 낮은 상승률을 보인다. 2014년 1월 대비 2023년 4월8 CPIt, CPItH , CPItHR , CPItHX는 각각 18.2%, 17.0%, 14.2%, 11.7% 상승하였는데, CPItCPItHX의 격차는 동 기간 중 6.6%p이며, 이는 연평균 각각 1.75%, 1.68%, 1.39%, 1.11% 상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CPItHXCPIt에 비하여 월평균 전년 동기 대비 약 0.64%p 낮은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Figure 11.
CPIt, CPItH, CPItHR, CPItH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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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저자 계산.

IV-2의 결과는 전세지수의 대체 변수를 구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 Jt를 전월세전환율을 이용하여 Ht로 대체한 결과, 2015년 소비자물가지수(CPItX) 및 자가 주거비 포함 소비자물가지수(CPItHX)는 공식 CPIt와 달리 디플레이션 구간이 나타났으며, 2019년까지 해당 지수들은 0 근처의 낮은 증가율을 보여주었다.

Ⅴ.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소비자물가지수 주거비 산출 시 전세지수를 그대로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물가지수 왜곡 현상에 대하여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전세제도는 우리나라에서 주로 행해지는 임대차 계약의 일환이며, 전세보증금은 임차인이 실물자본인 주택을 사용하는 대가로 계약기간 중 임대인에게 제공하는 금융자본이다. 전세가격은 매기 금융자본의 기회비용인 월세 상당액의 변화뿐만 아니라 금리에 의해서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전세가격 변동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소비자물가지수 주거비 산정방식은 전세보증금의 ‘비용’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수정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자산가격을 반영하지 않는 것과 같이 전세가격의 변동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비용’을 반영해야 하는 물가지수 조사에 부합하지 않는다.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조사된 전세지수는 1995년 이후 2023년까지 연평균 2.28% 상승하여 동 조사의 월세지수(연평균 0.855%)와 추세적인 격차를 보여왔다. 한국은 월세의 장기시계열이 존재하지 않아, 전세와 월세의 비교가 어려웠는데, 본고에서는 CPI의 품목에서 최초로 장기시계열을 꺼내어 추세적 격차가 존재함을 밝힘으로써 비용 측면의 임대료와 자본화된 가격인 전세 간의 격차를 보였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전세지수와 월세지수 간의 격차는 특정 시기에 한두 번 나타난 현상이 아니며, 분석기간 내내 꾸준히 지속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의 금리가 추세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데 기인하는 것으로 추측되며, 전월세전환율도 최근 급격한 금리 상승기를 제외하면 시중금리 추세를 쫓아 장기간 하락한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월세와 전세의 장기적 상승률이 금리의 추세적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 외의 다른 요인들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라 하겠다.

소비자물가지수에 자가주거비를 포함할 경우 통화정책 측면에서 전세지수를 적절하게 대체하는 작업은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다. 본고에서는 전세지수를 기존의 월세지수로 대리하거나, 전월세전환율을 이용하여 월세상당액 지수를 직접 편제하여 사용하였다. 그 결과 새로운 CPI는 기존 CPI에 비하여 소폭 낮은 증가율을 보였으나, 전세지수의 가중치가 5% 내외로 크지 않기 때문에 정량적으로 눈에 띄는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자가주거비를 포함한 CPI에서는 전세지수의 가중치가 15% 내외까지 증가하면서 전세지수를 대체하는 데 따른 정량적 크기가 확대되었다. 전세지수를 월세지수로 대체하여 계산한 CPI (자가주거비 포함)는 공식 CPI에 비하여 연평균 0.76%p 덜 상승하였는데, 이는 인플레이션 타기팅 수준이 2%임을 감안할 때 적지 않은 차이이다.

전세는 주거서비스 자체의 가격인 월세와 달리 금리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자본화된 가격이다. 따라서 소비자물가지수 집세 항목에서도 전세가격을 비용화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식을 모색하여야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주거비 산출 시 전세지수를 그대로 반영하는 데 대한 비판적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주요국에서는 전세제도가 없으므로 관련 연구가 없고, 국내에서는 전세지수와 주거서비스 비용을 분리하여 접근한 연구가 드물다. 본 연구는 전세지수와 월세지수 상승률의 장기적 격차를 보이고, 전세지수를 대체한 물가상승률이 낮아질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는 데에서 연구의 의의가 있다. 소비자물가지수에 공식적으로 자가주거비를 포함하면 물가상승률이 더 낮아질 수 있으므로, 한국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집세지수를 산출하는 방식에 대한 후속 연구가 긴요하다고 판단된다.

Notes

[1]

이정익⋅강재훈(2021)에 의하면 사용자비용 접근법(user cost approach)은 차입자금의 이자비용, 자기자본의 기회비용, 감가상각비, 세금 등 기타 부대비용을 합산하고 주택가격 상승(하락)에 따른 자본이득(손실)을 차감하여 측정하는 방식이다. 순취득 접근법(net acquisitions approach)은 가계부문이 신규로 취득한 주택가격(토지 제외)을 반영하여 자가주거비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2]

2020년을 기준으로 소비자물가지수를 개편한 결과이며, 현재 전월세 가격조사는 11,000가구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3]

반면, 주택가격은 현재 시점에서 경제주체가 기대하는 미래 월세의 변화(Et(Rk))및 이자율 변화(Et(ik))를 포함한 현재가치이다.

[4]

부동산원 전월세전환율은 2011년부터 조사되어 시계열이 짧다. 전월세전환율의 장기 추이를 살펴보기 위하여 본 연구에서는 소비자물가지수 전세지수와 월세지수를 이용하여 전월세전환율 지수를 작성하였다.

[5]

본고에서 중점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전세지수와 월세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 하위 품목 지수로서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신규 계약 시세인 주택가격동향지수보다는 후행하며 이동평균되어 단기 변동성이 크지 않은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전월세전환율 지수 역시 이동평균된 월세지수와 전세지수 간의 비율이기 때문에 시점별 금리보다는 후행한다.

[6]

통계청의 언론보도설명 물가편에서는 급등하는 전세가격이 소비자물가지수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거나 자가주거비를 포함하지 않고 있어 소비자물가지수가 저평가되었다는 언론사 보도에 대하여 2021.1.7., 2021.9.13., 2021.12.22., 22.4.21., 2022.4.25.에 걸쳐 설명자료를 배포하였다. 이처럼 전세 및 매매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지수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거나 자가주거비에 포함되지 못하여 소비자물가지수 하향 편의를 불러일으킨다는 여론들이 많았다.

[7]

t시점의 전월세전환율을 xt라고 하자. 소비자물가지수의 전세지수 Jt는 REB 또는 KB 전세지수의 n기 이동평균 값으로 볼 수 있고, REB 또는 KB 전세지수를 jt라고 하면 jep-45-4-57-e001.jpg이다. 소비자물가지수 전세지수 Jt에 전월세전환율 xt를 적용하면 jep-45-4-57-e002.jpg가 되어 적절한 변환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8]

한국 부동산원의 전월세전환율이 2011년부터 제공되어 계산된 시계열이 짧다.

References

1 

서, 재용, & 장, 용성. (2022). 소비자 물가상승률 통계의 잠재적 괴리 요인. 경제학연구, 70(2), 37-59.

2 

이, 정익, & 강, 재훈. (2021). 자가주거비와 소비자물가, BOK이슈노트, 제2021-25호, 한국은행.

3 

Dias, D. A., & Duarte, J. B. (2019). Monetary Policy, Housing Rents, and Inflation Dynamics. Journal of Applied Econometrics, 34, 673-687, https://doi.org/10.1002/jae.26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