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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 Social Network vs Closed Social Network: A Theoretical Approach to the Effect of the Exclusiveness of the Network

Author & Article History

Manuscript received 16 September 2013; revision received 25 September 2013; accepted 07 May 2014.

Abstract

This paper is a theoretical attempt to analyze and understand Yeonjulmang and Yeongyeolmang, which are terms for social networks with negative and positive connotation respectively in Korean Sociology. To do that, we analyze a social network where unilateral help are reciprocated. A social network in this context is a network where the past behaviors of its members are transmitted. With the information how the members behaved before, a social norm can emerge in the network, which facilitate the indirect reciprocation of unilateral help. In this norm, an agent’s helping now will be rewarded by his being helped in the future. Since the reward happens in the future, this norm may not be sustained even if it is efficient. To sustain the reciprocation of the help, a norm can evolve to punish the violation of the norm more severely. If the punishment becomes too severe, the reciprocation of the help can be sustained even if it is not efficient any more in that the cost of help exceeds the benefit. If we allow the exit of the network, members have incentive to do it as belonging to the network is not beneficial any more. Then the social network may collapse. To avoid the collapse of the network, the exclusive norm, which exclude even mutually beneficial relationship with outsiders, may emerge. This can explain the emergence of Yeonjulmang, or a closed network, which is inefficient in double senses; 1) it may sustain inefficient reciprocation of help, and 2) the mutually beneficial relationship is excluded between an insider and an outsider of the network.

Keywords

연줄망, 연결망, 사회규범, 배타성, Yeonjulmang(Closed Network), Yeongyeolmang(Open Network), Social Norm, Exclusiveness

JEL Code

Z13, D02

Ⅰ. 서 론

‘연줄’이란 표현은 한국 사회에서 인간관계의 네트워크를 부정적인 의미로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다. 개인이 사회에서 관계 맺음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교환하고 도움을 교환하는 것은 결코 부정적인 것이라 할 수 없다. 오히려 사회적 관계망(social network)은 이를 통해 구성원 상호 간의 신뢰(trust)를 증진시키고, 이것이 사회경제적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견해가 많다(Putnam[1995]; Knack and Keefer[1997]).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는 연줄이 이와 달리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으며, 한국의 사회학계에서는 동일한 사회적 관계망을 그 부정적 의미와 긍정적 의미를 따로 강조하여 연줄망과 연결망으로 분류하여 부르는 경향이 있다(백욱인[2001]; 한승완[2004]).

똑같은 인간관계의 네트워크인 연결망과 연줄망이 각각 긍정적, 부정적 의미를 가지는 것은 사회적 연결망의 폐쇄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결망은 현재의 자발적 선택에 의해 형성되며(예를 들어 동호회), 그 망 안에서 정보와 도움의 교환이 이루어진다고 하여도 그 망 바깥의 사람을 배척하지 않는다. 반면, 연줄망은 선천적이거나 이미 결정된 요인에 의해서 형성된 망으로, 그 조건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선택에 의한 참여가 불가능하며(예를 들어 혈연 및 지연), 그 망 밖의 성원에 대해서 배타적인 형태를 보인다고 여겨진다.

본 논문은 이런 연줄망과 연결망의 차이를 망 안에서의 구성원 사이의 도움의 교환이라는 측면에 주목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사회적, 경제적 관계에서 경제주체는 상호 간 도움을 줄 수 있는 위치에 놓일 수도 있고, 상대방을 일방적으로 도와주어야 하는 위치에 놓일 수도 있다. 상대방을 일방적으로 도와야 하는 위치에 있는 경우, 도움을 주는 것은 때로 비용을 동반한다.1 이러한 도움은 상호 교환될 수 있는데, 문제는 내가 도움을 준 사람이 나를 도와줄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사회관계망은 이러한 도움의 상호 교환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 사회관계망 내의 모든 주체간에 기회가 있을 때 서로 도와준다는 것이 암묵적으로 동의된다면, 미래에 망 내의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현 관계에서 일방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회관계망은 도움의 교환을 활성화시키는 기제다.2

그런데 이런 사회관계망이 부정적이 되는 것은 망 밖의 성원에 대해서 배타성을 가질 때이다. 망 안의 성원이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 망 밖의 성원에게 꼭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필요는 없다.3 그런데 사회관계망이 배타적이 되는 경우에는 상호 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관계에서조차도 망 안에 속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배척될 수 있다. 이는 망 밖의 성원에게 피해를 준다. 우리는 이러한 배타성을 연줄망의 중요한 특성으로 간주하고, 왜 이런 배타성이 출현하는가를 논의한다. 배타성은 망 밖의 경제주체에게 피해를 주지만, 또한 망 안의 경제주체에게도 피해를 준다. 상호 이익이 될 수 있는 관계를 망 밖에 있다는 이유로 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피해에도 불구하고 배타적인 규범을 가진 사회관계망이 출현하게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본 논문은 배타적인 사회관계망의 출현을 도움을 주고받는 교환관계의 효율성과 연관시킨다. 사회관계망 안에서 도움을 서로 주고받는 것이 상호 간에 이익이 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도움의 교환관계를 지속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도움을 주는 것은 당장의 손실을 낳는데, 미래에 내가 도움을 받을 기회가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고 너무 먼 미래의 일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움을 줄 충분한 유인을 주기 위해, 도움을 주지 않는 경우의 손실을 크게 할 수 있다. 만약 도움을 주지 않는다면, 이후 망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배척당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학연 망에서 한 구성원이 다른 동문을 돕지 않았다면 학연 안의 모든 성원들이 그를 따돌려서 심지어 서로 도움이 되는 관계에서조차도 배척할 수 있다. 그런데 도움의 상호 교환을 유지하기 위하여 이런 식으로 처벌을 강화하면 도움을 교환하는 것이 더 이상 효율적이지 않을 때조차도 도움을 교환하는 것이 균형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사회관계망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능하다면, 이런 비효율적인 도움의 교환은 사회관계망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 비효율적인 도움을 교환하는 사회관계망 안에 남는 것보다 그 관계망 밖으로 나와 서로에게 도움이 될 때에만 관계를 유지하는 일반적 관계로 가는 것이 더 이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배타적인 규범은 도움의 교환이 비효율적인 때에도 그것이 교환되는 사회관계망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배타적인 사회관계망을 이탈하면 이로부터 완전히 배척받기 때문에, 이 사회관계망으로부터 이탈하려는 유인이 약화된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배타적인 사회관계망 혹은 연줄망은 이중적 의미에서 비효율적이다. 첫째, 직접적으로 사회관계망 안과 밖의 성원이 서로 도움이 될 수 있을 때조차도 그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게 한다. 둘째, 사회관계망의 배타성은 사회관계망 안에서 비효율적인 도움의 교환을 가능하게 한다.

본 논문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제Ⅱ장에서는 관련 문헌을 간단히 소개한다. 본격적인 논의는 제Ⅲ장부터 시작하는데, 제Ⅲ장에서는 모형을 소개하고, 제Ⅳ장에서는 이를 분석한다. 제Ⅳ장의 분석은 사회관계망에서 출현 가능한 각종 규범들이 균형으로 작동할 수 있는 조건을 탐색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Ⅴ장은 이를 요약 정리하는 결론이다.

Ⅱ. 관련 문헌

사회관계망을 통한 상호작용과 이의 효과에 대한 연구는 흔히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이루어졌다. 기존 연구에서 이 용어는 크게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사회적 자본은 사회관계망을 통해 한 사회가 축적한 신뢰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 경우 사회적 자본은 물리적 자본, 인적자본 등과 더불어 거시적으로 사회가 더 좋은 성과를 위해 축적해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Putnam[1995]; Kanck and Keefer[1997]). 또 한편으로 사회적 자본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사회관계의 망으로 개인의 자산처럼 어떤 목적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다. (Bourdieu[1986]; Glaeser et al.[2002]). 본 논문에서 사용하고 있는 사회관계망은 후자의 사회적 자본 개념에 가깝다.

본 논문에서는 개인이 주도적으로 사회관계망을 획득하기보다는 주어진 사회관계망에서 어떤 형태의 행동 패턴이 나타나는지를 보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사회적 규범(social norm)에 관한 문헌과 관련이 있다. 사회적 규범 관련 문헌은 방대한데, 최초의 이론적 논의는 주로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라는 특정한 형태의 게임을 상정한 이후 협력관계가 어떻게 지속될 수 있는지에 관련한 연구가 많았다(Bendor and Swistak[2001]). 본 논문은 이와 다른 상호작용을 상정한 이후 주어진 사회관계망에서 배타적인 규범이 나타날 수 있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본 논문은 한국 사회학계에서 사용되는 용어인 연줄망과 연결망의 개념으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이다. 한국에서도 사회적 자본 개념과 관련하여 개인의 배경요인에 따른 사회관계망의 정도나 사회관계망이 신뢰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실증연구가 존재하는데(예를 들어 이재혁⋅박준식[2000]), 이 경우에도 사회 연결망에 부정적 의미를 부여하는 연줄망이 자주 사용되곤 한다. 하지만 연줄망과 연결망이 섞여 사용되는 한승완(2004) 등의 논의에서도 그 둘의 개념적 차이가 무엇이며, 무엇이 그런 차이를 낳는지는 불명확해 보인다. 본 논문은 이를 논리적으로 정치화시키고, 왜 한국 사회에서 부정적 의미의 사회관계망 개념이 쓰이는지를 이해해 보려는 이론적 시도이다.

Ⅲ. 모 형

여기에서 고려하고자 하는 모형은 각 경제주체가 우연적으로 짝을 이루어 생산활동을 하는 임의적 짝짓기(random matching) 모형이다. 각 경제주체는 우연적인 짝의 형성 이후에 그 짝을 유지하여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를 결정한다. 사회적 관계망은 각 경제주체가 과거에 내린 의사결정의 이력(history)을 유통시킬 수 있도록 하는 통로이다.

1. 경제주체

질량 1인 연속체의 경제주체(continuum of agents with unit mass)가 경제 안에 존재하며, 이들 경제주체는 i∈[0,1]로 표시된다. 매 시기 이들 경제주체는 우연적으로 짝을 이루게 되는데, 짝이 이루어지면서 생산성이 결정된다. 편의를 위해 개인의 생산성은 높은 생산성(H)과 낮은 생산성(L)의 두 가지만 가지며, 사전적으로 높은 생산성을 가질 확률은 p라고 하자.

이러한 설정은 사회에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를 개념화한 것이다. 이루어진 짝 혹은 사회적 관계에서 각 경제주체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입장일 수도 있고, 도움이 필요한 입장일 수도 있다. 높은 생산성 H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입장을, 낮은 생산성 L은 도움을 받는 입장을 나타낸다. 그럼 (H, H)짝의 경우는 서로 도움을 교환하는 관계에 있는 경우(예를 들면 서로 도움이 되는 계약관계)이고, (H, L)짝의 경우는 한 쪽이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어야 하는 경우(예를 들면 품질이 다소 열등한 부품 공급업체를 선정한다든가, 충분한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람을 승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반면, (L, L)짝의 경우는 서로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라고 이해할 수 있다.

2. 수 익

각 경제주체의 수익은 이루어진 짝의 생산성과 그 짝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각 경제주체의 결정에 의존한다. 짝의 형성은 무한 기간 반복되는 것으로 총수익은 매 기간 수익을 할인율 δ로 할인한 합이다.

만약 한쪽이라도 짝을 유지시키지 않는다고 결정하면 이루어진 짝은 해체되며 각자의 생산성이 곧 수익이 된다. 문자를 중복 사용해 낮은 생산성 L의 수익은 L이고, 높은 생산성 H의 수익은 H로 표기한다. 편의를 위해 H > L = 0이라 가정하자.

만약 양쪽 모두가 짝을 유지하기로 결정하면 생산성의 조합에 따라 수익이 변화한다. 만약 생산성의 짝이 (H, H)이면 각 경제주체는 서로 도움을 주고받아 수익이 η만큼 증가하여 각 주체의 수익은 (H+η, H+η)가 된다. 만약 생산성의 짝이 (H, L)이면 높은 생산성의 경제주체가 낮은 생산성의 경제주체를 일방적으로 도와주어야 하므로 H에게 는 손실이, L에게는 이익이 발생한다. 이때 각 주체의 수익은 (Hϵ, λ)이 된다. 만약 생산성의 짝이 (L, L)이면, 서로 도움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각 주체의 수익은 (−k, −k)이다.

3. 시간 순서(time line)

매 기간의 시간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경제주체 사이에 우연적으로 짝이 이루어진다.

2. 각 경제주체의 생산성이 실현된다.

3. 각 경제주체는 짝 내에서 상호작용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4. 짝 내에서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면 앞서 정의된 바에 따라 각 경제주체의 수익이 결정되며, 그렇지 않으면 각 경제주체의 생산성이 각 경제주체의 수익이 된다.

5. 짝이 해체되고 다음 기로 넘어간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무한 반복(infinite repetition)된다

4. 사회관계망(social network)

모형에서는 선천적으로 주어진 사회관계망을 가정한다. 즉, 경제주체 중 질량 q(< 1)의 경제주체가 주어진 사회관계망에 속해 있으며, 이 사회관계망은 각 경제주체의 선택에 관한 정보를 유통시키는 역할을 한다. 사회관계망이 없다면 경제주체들이 앞서 어떤 선택을 하였는지 알려지지 않는다. 그런데 같은 사회관계망에 속한 경제주체는 관계망 안에서 짝이 이루어졌을 때 각 경제주체들이 그 짝을 유지시켰는지, 아니면 깨뜨렸는지에 대한 앞 기간의 결정들의 정보를 알 수 있다. 상호 교류하는 동문회 안에서 누가 누구를 도와주었는지, 아니면 그렇지 않았는지 등이 서로에게 알려지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Ⅳ. 모형의 분석

1. 사회관계망이 존재하지 않을 때

모형에서 각 경제주체는 짝이 형성되고 생산성이 실현된 후 현재 이루어진 짝을 유지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사회관계망이 존재하지 않으면 경제주체의 과거 행위가 상대방에게 알려지지 않기 때문에, 각 경제주체의 의사결정은 현재 실현된 짝의 생산성에만 의지한다. 따라서 높은 생산성의 상대방과 짝을 이루면 짝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고, 낮은 생산성의 상대방과 짝을 이루면 짝을 해체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 결과 짝이 유지되는 생산성의 조합은 (H, H)뿐이다.

이때 임의의 경제주체가 얻는 수익을 V0라 하면, 이는 다음과 같다.

각 경제주체는 p의 확률로 H인 주체가 되어 그만큼의 수익을 확보하고, 더불어 p의 확률로 H인 상대방을 만나게 되면 추가적으로 η를 얻는다.

정리 1. 사회관계망이 존재하지 않으면 각 경제주체는 상대방의 생산성이 높은 경우에만 짝을 유지하려고 하며, 그 결과 균형에서는 (H, H)의 짝만 유지된다. 임의의 경제주체의 수익은 식 (1)로 주어진다.

2. 사회관계망이 존재할 때

모형에서 사회관계망은 경제주체가 이전 기간에 선택한 행위의 정보를 유통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정보의 유통은 사회관계망 내에서 도움의 교환을 활성화시킨다. 우리가 분석을 통하여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균형에서 (H, L)의 조합이 유지되는 것이 가능한 조건을 찾는 것이다.

사회관계망이 존재하지 않으면 이루어진 짝은 서로에게 즉각적인 도움이 되는 한에서만 유지되며, 따라서 (H, H)만이 유지되는 유일한 짝의 형태였다. 그런데 사회관계망 내에서는 미래에 다른 이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고 상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 즉, (H, L)의 짝이 유지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학연이라는 형태의 사회관계망 속에서 품질이 다소 떨어짐에도 물건을 공급하도록 하는 것과 같은 일방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는 물론 도움을 주는 주체에게는 즉각적인 손실이 된다. 이러한 손실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도움이 가능한 이유는 미래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현재 도움을 주지 않으면 그 학연 내에서는 도움을 받지 못한다. 모형에서 (H, L)의 관계가 유지되는 것은 이를 유지하지 않으면 그 사실이 사회관계망 안에서 모두에게 알려지기 때문이다. 사실이 알려지면, 미래에 도움이 필요할 때에도 도움을 받을 수 없다.

가. (H,L)이 유지되는 경우 1 ― 규범 1

한쪽이 손해를 보면서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은 그러한 행동을 대가로 미래에 일방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모형의 언어로 이야기하면, (H, L)의 짝에서 H인 경제주체가 짝을 유지하는 것은 미래에 L의 처지가 되어도 짝이 유지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하나의 사회적 규범(social norm)으로 나타내면, ‘사회관계망 내에서 (H, L)의 짝이 생기면 관계를 유지시킨다. 이를 어긴 주체가 속한 (H, L)의 짝은 유지되지 않는다.’가 될 것이다.

사회관계망 안에서 이런 규범이 존재할 때 경제주체가 얻는 수익을 생각해 보자. 우선 사회관계망 밖의 경제주체는 앞서 사회관계망이 없을 때와 마찬가지로 즉각적으로 상호 도움이 되는 (H, H)의 짝만 유지시키며, 이때의 수익은 식 (1)의 V0이다.

사회관계망 안의 경제주체가 규범을 따름으로써 얻는 수익을 V1이라 하면, 이는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V1 = q{p[H+−(1−p)ϵ] + (1−p)} + (1−q)p(H+) + δV1

경제주체는 q의 확률로 사회관계망 안에서 짝을 맺고, (1 − q)의 확률로 망 바깥의 주체와 짝을 맺는다. 망 안에서 짝을 맺었을 때는 앞서 언급한 규범을 따라 (H, H)와 (H, L)일 때 짝을 유지한다. 경제주체가 p의 확률로 H가 될 때, 짝의 유지 여부와 관계없이 우선 H를 얻는다. 거기에 p의 확률로 H인 짝을 만나면 η를 추가적으로 얻고, (1 − p)의 확률로 L을 만나면 도움을 주어야 하므로 ϵ을 잃는다. 반면, (1 − p)의 확률로 L이 될 때, p의 확률로 H인 짝을 만나야만 도움을 받아 λ를 얻는다. 망 바깥의 주체와 짝을 맺으면 (H, H)인 짝만 유지하므로 p의 확률로 H가 되었을 때 수익 H를 얻으며, 거기에 p의 확률로 H인 상대방을 만나면 추가적으로 η를 얻는다.

위 식을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다.

사회관계망이 존재하지 않았을 때의 수익 V0와 비교할 때, 유일한 차이는 망 안에서 짝을 이루었을 때 (H, L)의 짝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 경우 L로써 얻는 수익 λH로써 잃게 되는 수익 ϵ의 차이가 추가적 수익이다.

사회관계망 안의 경제주체가 규범을 어겼을 경우의 수익을 V1이라 하자. 규범을 어기면 사회관계망 안에서도 (H, L)의 짝이 유지되지 않으므로, 그 수익은 (H, H)인 경우에만 짝을 유지하는 기본모형의 수익 V0와 같다(V1 = V0).

이제 이 규범이 균형으로 유지될 수 있는 조건을 고려해 보자. 이 규범을 따를 때 현재의 수익에서 손실을 보는 주체는 (H, L)의 짝에서 H인 경제주체이다. 따라서 이 주체가 규범을 어길 유인이 없다면 규범은 균형으로 유지될 수 있다. 규범을 어길 경우 얻게 되는 이익은 당장 도움을 줌으로써 겪게 되는 손실 ϵ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다음 기부터 규범을 따를 때의 수익 V1 대신에 규범을 어겼을 때의 수익 V1을 얻는다. 만약 규범을 어겼을 때 얻게 되는 당장의 이익이 향후의 손실보다 작으면 주어진 규범은 균형이 된다.

정리 2. 식 (2)를 만족하면 사회관계망 안에서 (H, L)의 짝이 유지되는 균형이 가능하다. 그 균형은 다음과 같다.

  • ⅰ) 사회관계망 안에서 짝이 이루어질 때, 그것이 첫 번째 기간이거나 이전 기간 동안 균형 행동을 유지한 주체의 짝인 경우에는 (H, H)와 (H, L)을 유지한다.

  • ⅱ) 그 이외의 경우에는 (H, H)의 경우에만 짝을 유지한다.

식 (2)로부터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첫째, 우선 이 규범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λ > ϵ이어야 한다. 이 조건이 만족되지 않으면 식 (2)는 만족될 수 없다. 즉, (H, L)의 짝을 유지하는 것이 효율적인 경우에만(짝을 유지할 때 도움을 통해 받는 혜택이 도움을 줄 때 발생하는 손실보다 클 경우에만), 이 규범이 균형이 될 수 있다. 둘째, 만약 λ > ϵ의 조건이 만족되면, 충분히 큰 δ에 대해서 식 (2)는 만족한다. 좀 더 엄밀하게 말해서 δδ이면 식 (2)는 만족하는데, 이때 jep-36-2-175-e003.jpg이다. 셋째, 설사 (H, L)의 짝을 유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하더라도 이를 유지하는 규범이 균형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두 번째 내용에서 보이듯이 λ > ϵ이더라도 δ < δ이면 규범은 균형이 되지 않는다.

이 중 세 번째 내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설사 (H, L)의 짝을 유지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 하더라도 δ값이 충분히 크지 않으면(즉, 경제주체가 충분히 미래의 수익을 높게 평가하지 않으면) 위 규범은 균형이 될 수 없다. 따라서 규범을 어길 유인을 줄이기 위하여, 어기면 더 강력한 손실을 입히는 규범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나. (H, L)이 유지되는 경우 2 ― 규범 2

규범을 어겼을 때 손실을 더 크게 하는 방법은 일방적 도움을 받는 관계뿐만 아니라 사회관계망 내의 모든 관계에서 소외시키는 것이다. 즉, (H, L)의 짝이 만들어졌을 때 H인 경제주체가 짝을 유지하지 않으면, (H, L)의 짝에서 L의 입장에서도 도움을 받지 못할 뿐 아니라 (H, H)의 짝의 경우에도 관계가 유지될 수 없게 한다. 이 규범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사회관계망 내에서 (H, H)와 (H, L)의 짝을 유지하고, 이를 어긴 주체와는 모든 관계를 거부한다.’ 앞의 규범과 비교할 때, 이 규범은 규범을 어겼을 때의 징벌을 강화하는 것이다.

규범을 이행하는 경우 사회관계망 안의 경제주체가 얻게 되는 수익 V2는 앞서 제시한 V1과 달라지지 않는다. 이 규범은 여전히 사회관계망 안에서 (H, H)와 (H, L)의 짝을 유지시킨다.

규범을 이행하지 않아 사회관계망 내의 관계에서 소외된 경우의 수익 V2은 다음과 같다.

V2 = qpH + (1 − q)p(H + ) + δV2

망 안에서 짝이 이루어지면 어떤 짝도 유지되지 않고, 망 밖에서 짝이 이루어지면 (H, H)의 짝이 유지된다. 이를 단순화하면

이 된다. 즉, 기본모형의 수익에 비해 망 안에서 이루어지는 (H, H)짝의 추가적 수익을 잃게 된다.

이제 새로운 규범이 균형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고려한다. 이 규범은 두 가지 경우에 당장의 손실을 감수하도록 요구한다. 첫째, (H, H)짝에서 H인 경우에 당장의 손실을 무릅쓰고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둘째, 사전에 규범을 어긴 상대에 대해서는 (H, H)짝에서 발생하는 추가적인 이익에도 불구하고 관계를 깨뜨려야 한다. 따라서 규범이 균형이 되기 위해서는 위 두 가지 경우에 규범을 어길 유인이 없어야 한다.

우선 첫 번째의 경우 (H, L)짝을 깨뜨리면서 당장 아끼게 되는 손실은 ϵ이며, 그 이후 시기부터 V2 대신 V2을 얻게 된다. 따라서 규범을 어김으로써 발생할 손실이 당장 아낄 수 있는 손해보다 커야 한다.

두 번째의 경우, 이미 규범을 어긴 상대방과 (H, H)의 짝을 이루었을 때 관계를 깨뜨리면 당장 η의 이익을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관계를 유지하면 규범을 어기는 것이 되므로 다음 기간에 V2 대신 V2을 얻게 된다. 따라서 다음 조건이 만족되면 규범을 벗어날 유인이 없다.

규범 1과 비교해 보았을 때 (H, L)짝에서 H인 경제주체가 규범을 어길 유인은 줄어든다. 이제 규범을 위반했을 때, 사회관계망의 관계에서 배제됨으로 인한 미래의 수익 감소가 더 커졌기 때문이다. 반면, 사회관계망에서의 배제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규범을 어긴 자를 배제해야 하므로 추가적인 균형조건으로 식 (4)가 필요하게 된다. 만약 식 (4)가 식 (3)보다 만족하기 더 어려운 조건이라면 규범 2가 규범 1보다 (더 제한적인 모수값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균형으로 유지되기 더 어려울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배제하기 위하여 다음의 가정을 도입한다.

가정. 일방적인 도움으로 인한 손실 ϵ은 상호 협력을 통한 이득 η보다 크다(ϵ > η).

모형에서 우리가 주목하는 사회관계는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상호 협력보다 일방적인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다. 이 가정은 상호 협력에 의한 수익 증가보다 일방적인 도움으로 인한 손실의 증가가 그 규모에 있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이 가정을 유지할 때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는다.

정리 3. 식 (3)을 만족하면 사회관계망 안에서 (H, L)짝을 유지하는 균형이 가능하다. 그 균형은 다음과 같다.

  • ⅰ) 사회관계망 안에서 짝이 이루어질 때, 그것이 첫 번째 기간이거나 상대방이 이전까지 균형에 따라 행동한 경제주체라면 (H, H)와 (H, L)의 짝을 유지한다.

  • ⅱ) 사회관계망 안에서 균형에 따라 행동하지 않은 경제주체에 대해서는 어떤 관계도 유지하지 않는다.

  • ⅲ) 사회관계망 밖에서 혹은 사회관계망 안과 밖의 주체가 이룬 짝에 대해서는 (H, H)의 짝만 유지한다.

규범 1이 사회관계망을 통한 일방적 도움의 교환에 협력하지 않은 경제주체를 이러한 교환관계에서만 배제하는 데 반해(도움을 주지 않은 주체는 도움을 받을 수도 없다), 규범 2는 도움의 교환에 협력하지 않으면 다른 모든 관계에서도 배제한다는 점(도움을 주지 않은 주체와는 어떠한 관계도 맺지 않는다)에서 규범을 어긴 경우의 징벌을 강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규범 2는 규범 1이 균형으로 기능하지 않는 모수의 범위에서도 균형으로 기능할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시간할인율 δ

의 조건을 만족하면, 규범 2는 균형이 되지만 규범 1은 균형이 되지 않는다.

문제는 규범 2를 적용할 경우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 관계가 효율적이지 않은 경우 (λ < ϵ)에도 (H, L)의 관계를 유지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적되었듯이 규범 1은 (H, L)의 짝을 유지하는 것이 효율적인 경우에만 균형으로 유지될 수 있다. 하지만 규범 2의 경우에는 λϵ < 0이라 하더라도 + (1 − p)(λϵ) > 0이 만족되면 이를 균형이게 하는 δ값이 존재한다.4

3. 사회관계망의 선택과 배타적인 사회관계망

지금까지의 분석에서 사회관계망의 소속은 외생적으로 주어진 것일 뿐 그것을 경제주체가 선택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우리가 연줄망이라고 보는 사회관계망의 경우(학연이나 지연) 선택을 통해 그 안으로 소속되기는 어렵지만 그 바깥으로 나오는 것은 가능하다. 예를 들어 동창이라는 학연을 생각해 보면 동창 모임을 나가지 않고 그로 인한 인간 관계를 유지하지 않으면 그 학연에 대한 소속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 지연의 경우에도 그 정체성을 강하게 드러내고 이를 통해 인간관계를 형성하지 않으면 그 사회관계망 안에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이제 사회관계망의 이러한 특성을 모형에서 고려해 보자. 즉, 사회관계망의 표지를 가지고 있는 경제주체가 그 사회관계망에 계속 남아 있을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

뒤에서 상세히 논의하겠지만, 이러한 선택의 고려는 사회관계망의 배타성 여부와 관련을 가진다. 지금까지 고려한 사회관계망의 규범은 사회관계망 내의 관계에 대해서만 규제할 뿐 사회관계망 바깥의 관계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았다. 즉, 사회관계망 바깥과의 관계에서 경제주체는 즉각적인 이해에 따라 (H, H)의 관계를 유지했으며, 이는 사회관계망 바깥의 경제주체들의 선택과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연줄망은 배타성을 중요한 특성으로 가진다. 설사 그 사회관계망 바깥과의 관계가 이익이 되더라도 그 관계를 배제하는 것이며, 모형의 언어로는 사회관계망 바깥과 이루어진 (H, H)의 짝에 대해서도 관계를 유지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관계망 안의 협력관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사회관계망 바깥과 배타적 관계를 유지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면 배타적인 사회관계망은 왜 존재하는가? 본 절의 논의는 이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지와 관련된다.

우선 앞서 논의된 규범 2가 사회관계망 속에서 작용되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럼 사회관계망 안의 경제주체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은 V2 = V1이다. 사회관계망에 속해 있지않은 경제주체가 얻는 수익은 V0이다. 이 둘의 차이는

이다. 만약 일방적인 도움을 주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효율적인 것이라면(λϵ > 0), 사회관계망 안에 속한 경제주체가 그 관계망을 버리고 바깥으로 나갈 유인은 없다. 그러나 앞서 언급하였듯이 규범 2에서는 설사 일방적인 도움을 주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다고 하여도 규범이 균형으로 유지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사회관계망 안의 경제주체는 그 관계망을 버리고 나갈 유인이 있으며, 따라서 사회관계망은 점차적으로 붕괴된다. 사회관계망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 2가지 진화가 가능하다. 첫째, 사회관계망 안에서 (H, L)짝을 유지시키는 규범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일방적인 도움을 주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 이상 효율적이지 않다면 이를 존속시키는 규범이 사라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것인데, 이 경우 사회관계망 안의 관계는 사회관계망 밖의 관계와 전혀 다르지 않기 때문에 사회관계망의 실질적 의미가 사라진다. 둘째, 사회관계망 안에서 배타적인 새로운 규범이 등장하는 것이다. 이 규범은 사회관계망 밖의 경제주체와의 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규범을 준수하는 사회관계망 안의 경제주체와만 관계를 유지시키도록 유도한다.

이 새로운 규범을 규범 3이라 하면, 규범 3은 다음과 같이 표현될 수 있다. ‘사회관계망 내에서 규범을 준수한 경제주체와 짝을 맺으면 (H, L)과 (H, H)인 경우에 짝을 유지한다. 이 외의 경우에는 어떤 관계도 유지하지 않는다.’ 이 규범을 따를 경우 사회관계망 내의 경제주체가 가지게 되는 수익 V3는 다음과 같다.

일단 규범을 어기면 경제주체는 사회관계망 내의 모든 관계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관계망 내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관계망 바깥과 (H, H)의 관계를 기피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이 경우 수익 V3은 사회관계망 바깥에 존재하는 경제주체와 같이 사회관계망 바깥과 형성된 (H, H)의 관계를 유지할 때만의 수익이다.

따라서 구성원의 이탈로 사회관계망이 붕괴되지 않고 유지되려면 우선 V3V3 > 0이 되어야 한다.

이를 다시 쓰면,

이 된다. 즉, 규범 3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회관계망의 크기 q가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한다. 특히 일방적인 도움을 주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 이상 효율적이지 못한 상황이라면(λϵ < 0), jep-36-2-175-e019.jpg로 사회관계망은 지배적인 수준이어야 한다. 사회관계망이 작다면 그로부터 배제하는 것이 특별한 위협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5,6 또한 부등식 (5)의 우변이 1보다 작아야 하므로 > − (1 − p)(λϵ)이 만족되어야 한다. 즉, 사회관계망 안에서 (H, H)짝을 유지함으로써 얻는 혜택이 (H, L)을 유지함으로써 감수해야 하는 피해보다 충분히 커야 한다.

이 규범이 균형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우선 부등식 (5)가 만족되어야 한다. 부등식 (5)가 만족된다는 전제하에서 추가적으로 경제주체들이 규범이 요구하는 즉각적인 손실을 감수할 유인이 있어야 한다. 규범을 따를 때 경제주체들이 감내해야 할 즉각적인 손실은 사회관계망 내의 (H, L)짝의 H의 위치에서 짝을 유지할 때 발생하는 비용 ϵ, 그리고 규범을 어긴 주체 혹은 사회관계망 밖의 주체와 이루어진 (H, H)의 짝을 유지하지 않을 때 포기해야 하는 이익 η이다. 이 손실이 규범을 지킴으로써 다음 기간 이후에 발생하는 이익보다 작아야만 경제주체들은 규범을 지킬 유인이 있다.

max{ϵ, η} ≤ δ(V3V3)

앞서 가정한 ϵ > η를 유지하면 위 조건은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정리 4. 식 (6)을 만족하면 배타적인 사회관계망이 기능하는 균형이 가능하다. 이 균형은 다음과 같다.

  • ⅰ) 사회관계망 안에서 짝이 이루어질 때, 첫 번째 기간이거나 상대방이 균형에 따라 행동했을 때는 (H, H)와 (H, L)의 짝을 유지한다.

  • ⅱ) 상대방이 이전 기간 규범을 어겼거나 사회관계망 바깥의 주체라면 어떤 관계도 유지하지 않는다.

  • ⅲ) 사회관계망 바깥에서 짝이 이루어질 때, (H, H)의 짝이 유지된다.

<Table 1>은 각각의 규범이 작동할 때 각 경제주체들의 수익과 균형조건을 보여준다.

<Table 1>
Average Economic Payoffs and Equilibrium Conditions of Different Social Norms
jep-36-2-175-t001.tif

배타적인 규범 3은 규범 1과 2에 비해 사회관계망 안팎의 모든 경제주체들의 수익을 악화시킨다. 규범의 배타성은 사회관계망 안팎의 경제주체가 상호 도움을 줄 수 있는 (H, H)의 짝을 이루어도 그 짝을 유지할 수 없게 만들므로 모두에게 손해인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배타적인 규범은 지배적인 사회관계망 안의 규범을 유지시키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만약 사회적 관계망이 지배적인 경우라면(jep-36-2-175-e019.jpg), 사회관계망을 교차하는 관계를 부정하는 것은 사회관계망 안의 경제주체보다 사회관계망 밖의 경제주체에게 더 많은 손해를 끼친다. 따라서 사회관계망을 이탈하려는 유인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다. 따라서 규범 3은 오직 지배적인 사회관계망에서만 나타날 수 있다.

세 규범의 균형조건을 들여다보면, 규범 2의 균형조건을 만족시키는 것이 가장 쉽고, 규범 1의 균형조건을 만족시키는 것이 가장 어렵다. 좀 더 엄밀하게 표현하면, 균형조건의 우변이 0보다 크게 되는 모수의 조합하에서, 세 규범 모두 δ가 충분히 크면 균형이 된다. 즉, 규범 i가 균형이 되기 위해서는 시간할인율 δ가 아래에 표현된 δi보다 크거나 같아야 한다.

그런데 jep-36-2-175-e019.jpg라는 가정하에서 δ1> δ3> δ2의 관계가 성립하므로 균형이 되게 하는 δ값의 범위는 같은 모수하에서 규범 2가 가장 크고, 규범 1이 가장 작다. [Figure 1]은 이를 보여주는데, 결국 더 넓은 δ의 범위에서 균형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규범 2가 균형으로 유지되기 가장 쉬우며, 규범 1이 균형으로 유지되기 가장 어렵다.

[Figure 1]
The Range of δ Which Makes Each Norm Hold as an Equilibrium
jep-36-2-175-f001.tif

이제 일방적인 도움을 줄 때의 비용인 ϵ의 변화에 따라 균형으로 작동할 수 있는 규범이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자. 비용 ϵ이 증가함에 따라 δi는 모두 증가한다. 현재 주어진 모수값에서, 특히 δ가 주어진 상황에서 규범 1이 균형으로 작동하는 경우를 상정해 보자. 이 경우에는 규범 2와 규범 3도 역시 균형으로 유지될 수 있다. 이제 ϵ이 점점 커져서 δ1가 주어진 δ를 넘어서게 되면 이 규범을 유지하는 것이 아직 효율적이라 하더라도(λϵ > 0), 규범 1은 더 이상 균형이 되지 않는다. 이제 사회관계망이 의미 있으려면 새로운 규범이 출현해야 하는데, 여전히 규범 2와 3은 균형이 될 수 있다.

규범 2는 경제주체의 수익을 규범 1과 동일하게 유지하면서도 규범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월한데, 몇 가지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 첫째, 규범 2는 이를 어긴 내부자에 대해서 사회관계망 밖의 외부자보다 더 가혹하게 대한다. 규범을 어긴 내부자와는 (H, H)짝을 유지하지 않지만, 외부자와는 (H, H)짝을 유지한다. 모형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이는 규범을 어긴 주체가 사회관계망 바깥으로 나갈 유인을 제공한다. 둘째, ϵ이 더 커져서 사회관계망 안에서 일방적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 더 이상 효율적이지 않게 되면(λϵ < 0), 경제주체들이 사회관계망 밖으로 이탈해 사회관계망이 붕괴할 수 있다.

규범 3은 이런 사회관계망 붕괴를 방지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규범 3은 일방적 도움의 교환이 더 이상 효율적이지 않게 되어도 균형조건이 만족될 수 있다. 즉, [Figure 1]에서 δ1는 1을 넘어 규범 1이 균형으로 유지될 수 없더라도 δ3는 주어진 δ보다 작아 규범 3가 여전히 균형으로 유지될 수 있다. 그런데 이를 통한 사회관계망의 유지, 좀 더 정확하게는 사회관계망 내의 도움의 교환은 더 이상 효율적이라는 보장도 없고, 그 배타성으로 인하여 사회관계망 안팎 경제주체 모두의 수익을 악화시킨다. 따라서 효율적이지 못한 부정적 의미의 사회관계망이 출현할 수 있다.

4. 특권과 배타적 사회관계망

지금까지 우리는 사회관계망 안팎의 경제주체들이 사회관계망의 소속 여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동질적인 경제주체라고 간주하였다. 즉, 우연적인 짝이 발생할 때 그들이 상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없을지(모형에서는 H가 될지, L이 될지) 여부는 사회관계망의 소속과는 관련이 없다.

그러나 많은 경우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연줄망은 지배적 사회관계망이다. 그것은 두 가지 의미에서 지배적이다. 첫째,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관계에서 그 사회관계망은 다수를 차지한다(즉, jep-36-2-175-e019.jpg).7 둘째, 사회관계망 밖의 성원에 비해 관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에서 지배적이다. 우리가 흔히 부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학연망은 소위 명문고나 명문대처럼 사회적으로 우월한 위치에 있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특정 영역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그 영역에서 도움을 일방적으로 줄 수 있는 위치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본 절에서는 이를 사회관계망 안의 경제주체가 그 밖의 경제주체보다 높은 p를 가지는 것으로 모형화하고, 사회관계망의 배타성과 연결시킨다.

이제 사회관계망 안과 밖의 경제주체는 우연적으로 짝을 이룬 후 높은 생산성을 가질 확률이 다르다. 사회관계망 안의 경제주체는 그 확률이 p이고, p > p로 가정한다. 이제 규범 3이 균형이 될 수 있는 조건을 살펴보자. 규범을 따를 때 사회관계망 안의 경제주체가 얻는 수익은 다음과 같다.

만약 이 경제주체가 규범을 어겨 사회관계망 밖으로 밀려날 경우 그 수익은 다음과 같다.

따라서 균형이 유지되기 위한 조건은

이 된다.

사회관계망이 더 우월한 집단이 되면, 이로부터 밀려나는 비용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p[qp − (1 − q)p]η > (2q − 1)p2η). 따라서 규범 3이 균형으로 유지되는 것은 더 쉬워진다. 더 주목할 것은, 만약 jep-36-2-175-e021.jpg이면 (H, L)짝을 유지하는 것이 비효율적일 때에도(λϵ < 0) 이를 유지하는 비용은 줄어든다는 것이다. 우월한 관계망에 속함으로 인해 일방적인 도움을 주어야 할 경우의 빈도가 줄어들고 따라서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규범의 비용 또한 줄어드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관계망이 지배적인 집단일수록 배타적인 사회규범은 작동하기 쉬우며 그 배타적 사회규범은 비효율적일 가능성이 크다.

Ⅴ. 요약 및 결론

본 논문은 일방적 도움의 교환이라는 측면에서 사회관계망의 역할과 출현 가능한 규범들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본 논문에서 사회관계망은 경제주체들의 행위에 대한 정보를 유통시키는 망으로서, 사회관계망 내에서 도움의 교환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사회관계망에서 도움의 교환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규범을 어겼을 때의 손실을 강화해야 하며, 이로 인해 비효율적인 도움의 교환이 가능할 수도 있다. 이런 비효율적인 도움의 교환은 사회관계망으로부터의 이탈과 그로 인한 사회관계망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는데, 이 경우 사회관계망의 유지를 위해서 모두에게 손해인 배타적인 규범이 등장하는 것이다. 연줄망이라 부를 수 있는 이런 배타적인 사회관계망은 오직 부정적인 효과만 있다.

사회관계망을 긍정적 의미와 부정적 의미로 구별하여, 연결망과 연줄망이라는 두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사회관계망이 상당히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다고 하겠다. 본 논문은 이 두 개념을 논리적인 의미에서 엄격하게 구분하고, 연줄망이 어떤 의미에서 부정적인지, 그리고 왜 출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현실에서 두 가지 의미의 사회관계망이 어떻게 출현하며 진화하는가를 실증적으로 탐색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Notes

[1]

예를 들어 인사청탁을 받아 인력을 선발한다면 기준에 미달하는 인력을 선발할 수 있고 그 결과로 인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2]

이런 도움의 교환이 반드시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도움의 교환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는 도움을 줄 때의 비용과 도움을 받을 때의 혜택의 상대적 크기에 의존한다. 자세한 논의는 모형의 분석을 참조.

[3]

물론 사회적 자원이 제한적일 때 망 안의 경제주체가 상호 도움을 주고받음으로써 망 밖의 경제주체가 이 자원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할 수 있다. 즉, 사회관계망 안의 도움의 교환이 망 밖의 경제주체에게 부정적 외부성을 창출한다. 본 논문의 분석은 이런 외부성을 배제한 경우를 상정한다.

[4]

이는 규범 1이 규범 2보다 사전적으로 우월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앞서 논의하였듯이, 일방적인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 효율적인 경우에도 규범 1은 이를 유지할 수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5]

모형에서는 단순히 jep-36-2-175-e019.jpg로 표시되지만, 사회관계망이 지배적이라는 것은 단지 그 성원의 숫자가 많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학연처럼 현실의 예로서의 연줄망은 사회 전체 성원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하지만 관계망이 작용하는 특정 분야에서 그 성원이 가지는 위치에 따른 영향력까지 고려한다면 그 절대적 숫자가 많지 않더라도 지배적인 사회관계망이 될 수 있다.

[6]

지배적인 지위의 배타적 사회관계망의 예로 소수 인종이나 소수 종교집단에 대한 차별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경우 지배적 사회관계망은 주류 인종이나 종교집단이며, 차별받는 집단과의 교류는 주류 집단으로부터의 배제라는 징벌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본 논문에서 제시한 사회규범과 유사하다. 이 점을 지적해 준 익명의 검토자에게 감사드린다.

[7]

앞서 언급하였듯이 이는 단지 관계망 내의 구성원 숫자가 많다는 의미라기보다는 특정한 영역에서 상호 관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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