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ISSN 1738-656X
한국개발연구. Vol. 15, No. 2, November 1993, pp. 41-63
https://doi.org/10.23895/kdijep.1993.15.2.41
본 연구의 목적은 남북한 통화의 구매력을 상품가격 및 단위비용을 이용해 직접 비교해 보고자 하는 데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북한의 공식가격 및 공식임금을 이용하는 경우 남북한 통화간의 구매력 차이는 현재 북한이 국제무역에서 통용하고 있는 상업환율 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 결과가 실제적으로 북한통화의 구매력을 대변해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 무엇보다도 현재 북한에서의 가격 및 임금이 실제적인 수요·공급 상태를 반영하기보다는 정부에 의해 낮게 책정되기 때문이다. 북한통화의 구매력이 이 논문에서 공식가격을 이용해 얻은 결과보다 낮다는 것은 일부 품목을 암시장가격으로 대치해 얻을 결과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의 체제전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북한통화의 실제구매력은 현재 상업환율이 나타내는 것보다도 작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논문의 또 다른 실증결과는 남한과 북한의 가격구조가 상당히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미가공 식료품, 주거비, 보건·의료 등이 남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반면 가공된 식료품, 가구 및 가사용품, 피복·신발 등은 상대적으로 남한에 비해 높은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남한과 북한의 가격구조 차이는 경제성장 및 사회변화에 따른 차이가 일부 있기도 하지만 북한체제에서의 인위적인 가격책정에 위한 가격구조의 왜곡으로 인한 차이가 상당히 큰 것으로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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